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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오페라, 예술인가? 돈벌이인가?

  • 작성자 사진: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 4월 18일
  • 2분 분량

글 이홍경

 

 

오페라는 극적인 음악과 연기를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종합예술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열린 두 개의 대형 오페라 공연,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의<어게인 2024 투란도트>와 솔앤뮤직문화산업전문회사<투란도트>는 예술보다는 돈벌이에 초점을 맞춘 기획이 아니였냐는 논란이 있었고 당시 상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두 공연은 모두 세계적인 성악가와 제작진 그리고 대규모 제작비를 내세우며 화려한 홍보를 펼쳤지만, 정작 공연을 관람한 관객과 무대에 오른 예술가, 스태프들에게는 불만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두 공연 모두 사전 홍보에서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는 200억 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지난 12월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VIP석은 100만 원에 달했고, 세계적인 연출가 데이비드 리버모어와 지휘자 파올로 카리냐니, 플라시스 도밍고 등이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10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솔앤뮤직문화산업전문회사<투란도트>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재현을 강조하며 홍보하였다.

그러나 막이 오른 후 관객과 관계자들이 마주한 것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관객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야 했으며,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로 인해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자리도 있었다. 고가의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기는커녕 ‘벌을 받는 듯한 경험’이었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솔앤뮤직문화산업전문회사의 <투란도트>에서는 근처 다른 공연으로 인한 소음 문제와 관객 좌석의 불편함이 지적되었다. 공통적으로 제작사는 사전에 관객들에게 이런 문제를 안내하지 않았으며, 첫 공연 후기가 좋지않아 티켓취소를 하고 싶어도 제작사가 거부 하였고 공연 후 환불 요구 또한 거부했다. 티켓을 구매한 관객이 누려야 할 감상권을 무시한채 단순한 ‘수익원’ 으로만 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 되었다.

두 공연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예술가들과 스태프에 대한 처우 였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에서는 연출가와 지휘자가 제작사의 무리한 요구와 임금 미지급 문제로 공연을 떠났고 출연진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역시 계약된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거나, 공연 중 일정 변경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다. 일부 단원은 공연 중 쓰러졌지만 아무런 보상 조치도 없었다. 솔앤뮤직문화산업전문회사의 <투란도트>에서도 스태프에 대한 처우 문제가 제기 되었고. 공연 제작에 참여한 일부 스태프 들은 임금 지급이 아직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p.60 뷰포인트 기사 참조)

 

오페라 공연 제작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 예술을 수익 창출의 도구 로만 여긴다면, 그 공연은 예술이 아니라 단순한 상업 이벤트에 불과하다.

감상하는 관객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이 좋은 공연이다. 더 이상 예술가가 희생당하고, 관객이 속아서는 안 된다. 이제는 오페라 제작자들이 예술적 책임과 윤리적 운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오페라는 투란도트의 ‘황금의 성’이 아니라, 모래 위에 세운 성처럼 쉽게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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